인상깊게 본 콘텐츠 2년 간

 해당 카테고리에 투고하지 않은 지 2년이 넘은 것 같다. 보통 사람을 만날 때를 제외하고는 혼자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보내기 때문에 전시 중에서도 ‘영상 전시’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film’은 말 그대로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나에게 무수한 영감을 준 콘텐츠를 10개만 간단히 골라보자. 순이나 순위는 관계없다

1) Big little lies (빅 리틀 라이즈)

믿고 보는 HBO… HBO 때문에 와 못 잃어 배우들의 연기 스토리 연출 Sound track 모두 만점인데 공감해줄 친구가 없어 아쉽다. 다들 재밌다고 추천해줘도 안봐.. 인정하는 포스터나 스토리라인이 한 눈에 끌리는 느낌은 아닌것같다.

음악감독 센스가 좋아서 (한동안 여기 나오는 노래만 듣다가 요즘도) 의식의 순간순간 흐름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 니콜 키드먼과 메릴 스트립의 연기도 완벽하고 아이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고 귀여운데다 바다가 보이는 이 드라마 속 집들이 너무 예뻐 잠시 2호선에 끼어 출퇴근해야 하는 내 삶이 안타까울 때도 있었다.

2) Sex and the City (섹스앤더시티)

” These seats suck . This hot dog sucks . My entire life sucks . “

나에게 수많은 명대사를 던져준 섹스앤더시티 보기 전과 보기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워낙 오래된 드라마라 괴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놀라운 것은 뉴욕에서 유행했던 브랜드나 아이템이 2020년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내가 섹스 언더파 시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와 화려한 패션보다 현실에서 충분히 모를 일을 쿨하게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각본이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을 작가가 정말 잘 캐치한다고나 할까.

3) Friends (프렌즈)가장 나에게 영향을 준 드라마를 딱 하나만 위에 세 개로 올리라면 프렌즈일 것이다. ●영향보다는 위로가 될까? 힘든 시기에 많은 힘이 되어준 드라마 무리한 감동이 싫고 무리한 웃음 코드가 절대 싫은 나에게, 웃음에 특히 인색한 나에게 사는 건 원래 이렇게 단순해 심각한 건 없어라며 은근히 웃게 해주는 드라마.

캐릭터 하나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개성이 강하고 어떻게 이처럼 입체적인 캐릭터를 하나로 모아 조화로운 이야기를 매번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를 관통하는 걸 보면 프렌즈의 개그 코드는 인류 보편적이라 할 만하다.

4. Killing Eve (킬링 이브)

시즌1을 지난해 이맘때 강렬하게 본 뒤 시즌2에서 잠시 하차했다가 최근에야 시즌3가 곧 개봉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왜 그동안 안 봤지?라며 후회했다. 조디코마에 대한 언급이 필수인데, mmfd(마이매드패더)영화에 나왔을 때 너무 예뻐서 외모에만 집중해서 봤는데, 그 후 닥터 포스터나 킬링이브나 필모그래피도 다양하고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정말 영국인인데 왜 그렇게 러시안인 척을 잘하는 걸까?

연기나 스토리도 그렇지만 이 드라마도 음악을 잘 활용할 수 있고 편집기법이 세련돼 볼 만하다. 특히 시즌1 초반에 (몇 회인지 기억나지 않는) 시가렛 애프터섹스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산드라오가 런던 한복판을 걷는 장면이 있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서 한동안 그 노래만 듣던 기억이.

5 . Call me by your name ( 콜바넴 )

하아..비교적 최근에 본 여운 연구극왕..사실 이 영화는 유명한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귀아물이 마음에 와닿지 않아서 미뤄뒀다가 어느 주말에 봤는데 아직도 여운에 허덕이고 있다. 미장이 셴이나 소품 구도 하나하나 감독이 많은 의도를 숨긴 것도 좋고 음악도 좋지만 여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상이 가슴 벅찰 정도로 예쁘다. 저는 여름 분위기가 너무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실 콜바넴과 함께 유명한 ‘캐롤’은 유명하면서도 내게 별로 와 닿지 않는 영화였는데, 그 이유가 아마 겨울 분위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퀴어 장르라고 해서 다 사랑이야기는 아니지만

6. The Florida Project(플로리다 프로젝트)

강한 여운은 아니지만 약간의 울림 정도는 준 영화. 감독은 어떻게 이렇게 아이들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잘 이끌어 내었느냐 싶게 아이들이 전부 한 영화. 억지도 없는 기승전결의 갑작스러운 마무리도 없지만 어느 평론가가 그랬던 것처럼 ” 좋은 영화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로 했기 때문이다.

7. Black Mirror(블랙 미러)넷플릭스 오리지널인데 시즌 5인가? 까지 있어 밴더스 낫치로 불리며 영화로도 나왔다. 거의 사연을 봤는데 사진은 제가 제일 ‘시스템의 연인’ 편

처음 봤을 때는 미친 신선함에 떨면서 봤는데 솔직히 여러 에피소드의 플롯이 좀 비슷하고 뻔한 면도 있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저의 기준인 넷플릭스의 대표작, 그리고 영국 제작이라는 배우들이 영국 악센트를 강하게 쓸 때문에 최근 미국 엑센트가 너무 익숙해진 나에게 좀 더 새로운 자극이 될 것 같고 좋아.

8. Sex Education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노골적으로 성교육 드라마. 제 넷플릭스의 두 번째 애작 제목부터 선정적이지만 물론 선정적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드라마. 페미니즘적인 요소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여성들의 연대에서부터 기존의 성교육에 대한 비판까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 담은 드라마.

사진 속 핑크색 머리는 메이브라는 주인공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외모는 강해 보이지만 마음은 여리고, 효도하고, 현명해서 모든 것이 마음 아플 정도. 개인적으로 시즌2의 결말이 산에 가서 좀 슬프다.

9 . The OA

사후세계를 다룬 넷플릭스 미스터리물 스토리가 너무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이어서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거의 하루 만에 정리해 보았지만 가끔은 너무 루스하거나 빠르기도 하다. 하지만 본 지 조금 지나도록 잔상이 길어지는 걸 보면 내게 뚜렷한 인상을 남긴 것 같다. 이건 좀 안 맞는 사람들은 안 맞을 수도…

10. Modern Family(모던 패밀리)

소감 쓰고 싶었는데 솔직히 10개 뽑으려니까 잘 기억이 안 나… 아마 모뱀이 한 2년의 0.50%는 차지하고 있을 것 같아서 넣어주자 별로 재미없네.프렌즈가 낫다.이러면서 시즌10까지 다 봤으니 이쯤에서 재밌다고 인정해야지. 보고 있는데 캐릭터와 친해져서 정말 정을 느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프렌즈와 함께 제 영어실력에 일조한 1등 공신 드라마.

순위는 묻지 않았지만 조금만 더 고르면 블루 재스민, 색계, 룸, 접지, 디스트릭트 9, 마지막 황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버드 박스, 이어스&이어스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뽑으니까 드라마만 보더라. 사실 가끔 영화를 많이 봤지만 지난 2년간 큰 여운이 남는 작품을 많이 찾지 못했다. (맨날 본 거 돌려주고 재탕하고) 어제 미드소마도 봤는데 기대보다는 그냥… 서던리치가 더 기괴하더라